고양이+원=무조건 들어감, 냥이 원에 끌리는 과학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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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년 09월 01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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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상자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값비싼 고양이 침대를 사다 줘도 거들떠보지 않고, 오히려 그 침대를 포장했던 박스에 파고드는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흥미로운 건 입체적인 상자뿐만 아니라 평면의 도형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 바닥에 ‘테이프’나 ‘끈’으로 ‘네모’나 ‘원’을 그리기만 해도, 고양이는 빨려 들 듯 그 안에 쓱 들어가 앉는다. 왜 고양이는 바닥에 그려 놓은 도형에 들어가는 걸까. 연구에 따르면 이는 착시 효과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낭한테도 착시 도형, ‘카니자 사각형’을 보여줘 봤다
원래는 선이 없지만 주변 도형에 의해 선이 있는 것처럼 보여 어떤 도형이 보이는 현상을 ‘환상적 윤곽’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심리학자이자 예술가인 가에타노 카니자(Gaetano Kanizsa, 1913.8.18~1993.3.13)가 발표한 개념으로, 세 개의 환상적인 윤곽이 삼각형을 형성하는 도형을 ‘카니자 삼각형’이라고 한다. 이름은 들어본 적 없지만, 본적은 있을 것.
이는 뇌가 부족한 정보를 자동으로 채워 넣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인데, 덕분에 인간은 나무 그늘에 가려진 과일이나 포식자의 형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 카니자 사각형.
연구팀은 이 원리를 고양이에게 적용해 봤다. 뉴욕 사립대학의 인지 동물행동학자 가브리엘라 스미스 연구팀은 동그란 얼굴에 입이 쩍 벌어진 노란 캐릭터 ‘팩맨’처럼 원의 4분의 1이 잘린 도형을 네 개 배치한 카니자 사각형을 만들었다. 그러자 고양이들이 정확히 그 안에 들어가 앉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그랬더니…, 냥도 똑같이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실험에서는 파란 매트 위에 카니자 사각형과, 같은 원 모양이지만 착시를 일으키지 않는 도형을 각각 인쇄하고, 고양이가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 확인했다. 그랬더니 고양이들은 착시로 사각형처럼 보이는 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실험에 참가한 집사가 제공한 영상. 이미지 자작권 = Tara McCready
연구진은 더 많은 표본을 확보하기 위해 집사들에게도 실험을 요청했다.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테이프로 사각형이나 카니자 사각형을 만들고, 고양이의 반응을 촬영해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총 500마리의 고양이가 참여했지만, 학술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하게 기록된 사례는 30건이었다. 표본은 적었지만, 연구 결과는 일치했다.
그런데 왜 고양이는 도형 안으로 들어갈까?
고양이가 일반 평면 도형 또는 카니자 도형을 마치 입체 공간처럼 인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상자에 들어간 고양이는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바, 고양이가 ‘둘러싸인 공간’에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 행동학자 잉그리드 존슨(Ingrid Johnson)에 의하면, 고양이는 단순한 ‘선’조차도 하나의 ‘면’이나 ‘경계’로 받아들인다. 그는 “선으로만 표현된 도형이라도, 고양이는 그 경계를 일종의 ‘벽’처럼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고양이의 시각은 거리와 속도를 감지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코 앞 20~30cm 정도는 거의 보지 못한다. 이런 특성이 도형 안에 들어가려는 행동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학술지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실렸다. 스미스 연구팀은 앞으로 3차원 형태의 ‘카니자 상자’를 제작해 고양이가 상자에 들어가려는 습성의 비밀을 더 깊이 파헤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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