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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동등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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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년 08월 07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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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고양이는 재밌는 집에 산다. 온몸으로 산들바람을 느낄 수 있고  내리는 눈이 신기하면 앞발을 들어올려 실컷 만져볼 수 있다.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말이다. 엿보기 심리를 만족시키는 수십개 전망대는 덤이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선호하는 주인을 만난 덕이다. 세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주인은 대단한 애묘인이기도 하다. 건축가와의 협의에서 “소중한 우리의 고양이를 위해 집을 짓고 있다”며 오로지 고양이만 했을 정도였다고. 

 

집은 실내외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한옥처럼 방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외부와 맞닿는 구조란 뜻이다. 

집(육면체) 안에 또 하나의 집을 조성했다. 커다란 상자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구멍을 내 창의 역할을 하게 했다. 그리고 그 안에 1층엔 침실, 2층엔 주방과 거실이 있는 본채와 단층의 게스트 욕실을 코너에 별채처럼 배치했다. 실내도 실외도 아닌 토방 곳곳엔 나무를 심었다. 

세 마리 고양이는 장대비가 내리는 날이 아니면 1층과 2층, 토방을 자유롭게 오간다. 외부가 곧 실내고 실내가 곧 외부라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넓은 데다, 바닥 높낮이가 변화무쌍해 이곳 저곳을 점핑하며 올라다닐 수 있다. 이 집의 막내 고양이 후쿠는 2층 가장자리 위를 걷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곳을 놀이터로 삼고 있다고. 

               

고양이뿐 아니라 주인장도 이 집에서의 삶이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서다. 특히 2층은 두 변이 완전히 열려 있어 거의 외부와 같은 해방감이 느껴진다. 눈이 오면 토방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하고 비가 오면 물웅덩이에 고인 물을 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서 삶이 권태롭지 않다고.  

이 집을 지은 건축가 다케시 호사카(Takeshi Hosaka)가 설계했다. ‘안팎의 경계를 허문 집’으로 여러 번 잡지에 소개되었다. 고양이의 습성을 반영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집으로서 이만한 집을 다시 만나긴 어려울 듯 하다.  

 

사진출처 | TAKESHI HOSAKA architects

사진 | Koji Fujii Nacasa & Partner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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