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아기보다 빨리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고? 일본 연구팀의 흥미로운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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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년 06월 08일 / by 작성자catlab / 조회수56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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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말을 무심한 듯 흘려보내는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 사실은 다 알아들었으면서도 일부러 무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아자부 대학의 동물과학 연구팀은 고양이가 간식이나 보상 없이도 인간의 말을 이미지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고양이가 사람의 말을 배우는 재주가 있다는 뜻으로, 더욱 놀라운 것은 말 배우기 시작하는 아기보다도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고양이들
연구를 이끈 다카기 사호 아자부 대학 특별연구원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인간이나 다른 고양이의 이름을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2022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고양이는 아는 인간의 얼굴과 이름을 연결해 기억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동 연구팀에 의해 확인되었다.
2021년 발표된 도쿄대학의 연구에서는 집사가 집 안 어디에 있든 고양이는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들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인간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관찰하며 애정을 품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냥한테 14개월 아기에게 사용하는 단어 연상 테스트해봄
이번 연구에서는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생후 14개월 아기에게 사용하는 단어 연상 테스트를 고양이에게 적용했다. 실험에 참여한 집고양이 31마리에게 짧은 애니메이션과 함께 단어를 들려주며, 단어와 이미지를 연결하는 능력을 살폈다.
실험에 사용된 단어는 ‘케라루’와 ‘파르모’로, 학습된 기존의 경험을 배제하기 위해 실제로는 의미가 없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고양이들에게 해와 유니콘 등의 이미지를 번갈아 가며 보여줬다(케라루+해 이미지 또는 파르모+유니콘 이미지). 고양이들이 흥미를 잃고 화면에서 눈을 돌릴 때까지 영상을 반복 재생했으며, 잠시 휴식을 준 뒤에는 단어와 이미지가 뒤바뀐 영상을 다시 보여줬다(케라루+ 유니콘 이미지 또는 파르모+해 이미지).
관찰 결과, 고양이들은 처음 보았던 애니메이션보다 단어와 이미지가 바뀐 영상을 더 오랫동안 주시했다. 이는 고양이가 단어와 이미지의 변화에 주목하며,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시도했음을 보여준다. 즉, 보상이 없어도 고양이가 자발적으로 단어와 이미지를 연관 지으려 한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단어와 이미지 연결 소요 시간, 아기 20초 VS 고양이 9초
생후 14개월 아기의 경우, 특정 단어와 이미지를 연결하려면 16~20번의 반복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 20초가 소요됐다. 반면, 고양이들은 단 9초간의 짧은 영상과 소리의 조합만으로도 이를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1990년대의 아기 실험과 이번 고양이 실험의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기 실험에서는 한 음절짜리 단어를 낯선 사람의 다양한 억양으로 들려줬지만, 이번 고양이 실험에서는 집사의 세 음절짜리 말을 반복해서 들려줬다는 차이가 있다.
고양이들은 다 알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고양이와 아기 중 누가 더 빨리 단어를 배우느냐는 문제를 넘어, 고양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데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고양이들은 우리의 일상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으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언어를 단서로 활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2024년 10월 1일 자에 게재되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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